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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 우격

곤지둑 2015. 12. 26. 18:27

옹기 특히 장독의 밑면을 보면 바닥이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모습을 볼 수 있다. 

옹기의 밑바닥이 오목하게 들어간 것을 '우격'이라 하고 옹기를 건조하기 전에 밑바닥을 두드려서 오목하게 만드는 것을 '우격다지기'라 한다.




'우격'에는 옹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과학적 원리와 함께 한반도의 기후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다.

높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다리를 아치형(무지개 모양)으로 설계하거나 탄산수 용기 밑바닥을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만든 이유와 같은 원리로 옹기의 '우격'은 장류(된장, 간장등)의 하중을 분산시킴으로써 옹기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과학적인 구조이다.




즉, '우격'은 '힘의 분산'이라는 역학적 원리를 옹기에 적용한 조상들의 걸작인 것이다.

겨울철에는 땅 속의 물이 얼어 솟아오르는 서릿발에 의해 옹기 바닥이 깨지기도 한다. 하지만 옹기의 '우격'은 밑바닥과 지면 사이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서릿발에 의한 옹기의 깨짐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적 사고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겨울철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남부지방은 바닥면이 오목한 항아리의 숫자가 적지만 경기도 북부로 올라가면서 대다수의 옹기는 '우격다지기'로 밑바닥이 오목하게 만들어진 것이 많다. 한반도의 지역적 기후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오래된 옹기라 하여 밑바닥이 반드시 오목하게 들어간 것은 아니며, "옹기가 오래 될수록 밑바닥이 오목하게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더욱 과학적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참고문헌 : 고성광(2012). 「자연의 그릇 옹기」. 서울: 토담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