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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섬진강 매화마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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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섬진강 매화마을

곤지둑 2016. 3. 16. 11:06


낙화 / 정호승

섬진강에 꽃 떨어진다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결코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꽃 떨어진다


지리산

어느 절에 계신 큰스님을 다비하는

불꽃인가

불꽃의 맑은 아름다움인가


섬진강에 가서

지는 매화꽃을 보지 않고

섣불리

인생을 사랑했다고 말하지 말라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매화 / 복효근


내 첫 가시내의그 작은 

젖꼭지 같은 


입술만 깨물던 그 하얀 

덧니 같은 


그 비릿한 

살내음 같은






봄날 / 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매화(梅花) /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