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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

곤지둑 2016. 3. 16. 15:03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위 하위 현천마을에는 절정기 맞은 노란 산수유 꽃망울들이 맑은 계곡물을 따라 활짝 피어나 있다


'산림경제', '동국여지승람', '승정원일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산수유가 소개돼 있다. 구례에서 특산품으로 재배되고 약재로 처방됐다는 내용이다. 산수유가 이 지역의 특산물이 된 것은 조선시대다. 임진왜란을 피해 온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산수유나무를 많이 심었다. 깊은 산골에서 농사를 짓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구례에서는 지금 우리나라 산수유 열매의 4분의3을 생산하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달린다초록빛 열매는 가을에 빨갛게 익는다열매가 선홍빛 루비(Ruby)를 닮았다맛은 떫고 시다씨앗을 빼고 과육만을 술로 담그거나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약재로도 쓴다산수유에는 각종 유기산과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도 푸짐하다. 건강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계통을 다스린다고 적혀있다. 원기도 보충해 준다. 소문대로 남자한테 좋다. 여성들의 건강과 미용에도 좋다.


산수유 / 이문조


아직도 이른 봄인데

나뭇가지에

노오란 병아리들이

옹기종기 매달려

삐악삐악

봄 노래를 하고 있다



산수유꽃은 양성화로서 3월에 잎보다 먼저 노란색으로 핀다. 20~30개의 꽃이 산형꽃 차례에 달리며 꽃 지름은 4~7mm이다. 꽃잎은 4개이며 긴 타원형 모양의 바소꼴로 수술4, 암술 1개이고 씨방은 털이 있다.


층층 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처음에 녹색으로 맺히지만 가을 햇볕을 받으면서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루비보다 붉은빛으로 탐스럽게 익어간다



산수유 꽃담길 / 유인숙

 

지리산 품에 안긴 산수유 마을의 3월은

어깨 걸 듯 정답게 이어지는 돌담따라

산수유 꽃등 켜는 꽃담길로 오고

온 산이 단풍으로 타오르는 10월은

영롱한 유리알로 산수유 붉게 익어가는 꽃담길에

도란도란 추억으로 머문다





산수유 / 문재학

 

화사한 봄을 재촉하는

노란 숨결의

유혹이 눈부시다.

 

물빛 햇살 다독이면서

아장거리는 봄기운

삭막한 풍경에

뜨거운 생명의 불꽃을 지핀다.

터지는 꽃망울에

종잡을 수 없는 설레임은

꽃송이마다 출렁이고

 

소담스런

노란 속살의 미소가

춘정을 그리는 마음에

환희의 수()를 놓네.

희망의

감미(甘味)로운 봄꿈을

생명의 아름다움을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는 김훈의 글귀가 떠오른다


산동 아낙네들의 입술은 보약이라는 말도 재밌다. 옛날엔 산수유 열매의 씨앗을 입으로 빼냈다. 어릴 때부터 이 일을 되풀이한 탓에 마을 아낙네들의 앞니가 많이 닳았다. 다른 데서도 산동 아낙네라는 게 티가 났다. 남원, 순천 등지에서 산동처녀를 며느리로 삼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몸에 좋은 산수유 열매를 평생 입에 달고 산 덕분이다


산수유꽃 필 무렵 산동에서 / 곽재구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 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 리 

시인은 산수유꽃이 피는 게 왜 서러웠을까. 어쩌면 시인은 산수유꽃 그늘에서 거닐다 이 지리산 골짜기에서 벌어졌던 동족상잔의 비극을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지리산 기슭에서 이 시를 읊조리며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를 거닐다 보면 봄을 맞은 본능적인 기쁨과 아픈 역사에서 오는 슬픔이란 두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의성 산수유마을 사진(2013.3.28)


더케이 지리산가족호텔 숙소에서 바라 본 정경(201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