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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녹청자

곤지둑 2016. 10. 19. 06:20

녹청자는 나무의 재로 만든 잿물 유약을 씌워 구운 그릇이다. 정제되지 않은 도기질(陶器質), 반자기질(半瓷器質) 바탕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표면이 거칠고 고르지 않으며, 유약이 덜 묻어 바탕흙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하고, 많이 묻어 줄줄 흘러내리기도 한다. 대개 녹갈색이나 어두운 갈색을 띤다. 그릇들은 무게가 묵직한 것부터 종잇장처럼 가벼운 것까지 있다. 녹청자는 회청색의 질그릇의 형태와 닮은 것이 많다. 일부는 고급 청자나 분청자와 기형이 유사하며, 흑갈유 자기와 비슷한 것도 있으며 문양은 거의 없다. 그릇의 굽은 편평한 평저(平底)가 많으며, 이 그릇들은 대부분 내화토 받침, 또는 굵은 모래를 그릇 굽에 받쳐서 포개어 구워냈다.

흔히 녹청자를 질그릇에서 청자로 가는 과도기의 시원적인 초기 청자로 널리 인식되어 있으나 최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려 초기부터 중기, 후기에 걸쳐 생활용의 막청자로서 널리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녹청자 접시, 경북 의성 조문국박물관 소장>


1965년 발굴 당시 전문가들은 녹청자를 청자의 전 단계로 인식했다. 1980년대에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12세기 정도에 사용한 녹청자로 보기 시작했다.

"고려청자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비색 청자를 얘기하는데 왕실이나 고위관료들이 주로 사용했죠. 녹청자의 수요층은 지방 관아나 작은 사찰 등, 주로 평민층입니다."

수요 계층만의 차이가 아닌 도자기의 성질도 많이 다르다. 주재료인 흙도, 청자는 정제된 반면 녹청자는 정제 과정을 생략하다 보니 이물질들이 들어가기도 한다. 유약의 색깔도 다르다. 청자는 옥색과 녹색에 가깝다면, 녹청자는 갈색에 가깝고 색채도 훨씬 다양하다.

"도자기 겉면을 보면 거친 흙이 섞여 있어 녹청자를 조질청자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어감이 좋진 않죠. 초기 청자로 분류했다가 아닌 걸로 의견이 모아지자, 주목을 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죠. 특이한 건 조선시대가 되면서 청자는 분청과 백자로 바뀌는데, 녹청자는 조선시대까지 계속 존재했다는 거예요."

흡사 서민들의 모습을 닮은 녹청자는 생명력뿐만 아니라 투박하고 거친 맛이 오히려 흙의 성질을 잘 살려 미학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인용출처 : 오마이뉴스 2014.10.25.(https://goo.gl/mx1P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