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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황학문 자수(牡丹黃鶴文 刺繡) 본문
일반적으로 학(鶴)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나 공예품은 백학(白鶴)이 구름 속이나 소나무 위를 날고 있는 운학도(雲鶴圖)나 송학도(松鶴圖)가 많으며, 학(鶴)만으로 문양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두 마리의 학으로 이루어진 쌍학(雙鶴)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사진 속의 학 문양에서는 일반적인 자수 문양에 비해 독특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학에도 흑, 백, 황, 청의 네 종류가 있으며, 그 중 흑색을 띤 학이 가장 오래 살아 600살이 되면 물만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자수 작품에는 전설 속에 등장하는 신비의 황학(黃鶴)이 화중지왕(花中之王) 부귀화(富貴花)인 모란(牡丹)을 입에 물고 꼬리를 아래로 내린 채 하늘 향해 두 날개를 활짝 치켜 들고 있는 모습이다.
자수의 문양 또한 일반적인 자수작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운학이나 송학, 쌍학 또는 십장생도의 평면적인 사각형 배치가 아니다. 모란과 황학을 원형 속에 조화롭게 양분하여 배치한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으며 작가는 원형으로 놓여있는 자수(刺繡) 중심에 황학의 눈을 배치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3차원적인 입체감마저 느끼게 한다. 바라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황학의 깃털이 마치 햇살에 비치는 황금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이며, 겹겹이 쌓여있는 모란 꽃잎 또한 섬세한 계조가 잘 표현되어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사실감이 느껴진다.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 "세사 번뇌(世事煩惱) 무궁한 사랑의 슬픔을 참아내올 듯", "머언 극락 정토(極樂淨土) 가는 길도 보일 상 싶은" 수놓는 여인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