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옹기] 약뇨병 본문

Favorite/옛숨결

[옹기] 약뇨병

곤지둑 2016. 1. 28. 21:28

"한 방울이라도 통 속에!”
1960년에서 1970년대 공중화장실마다 붙어 있던 안내문이다. 학교, 예비군 훈련장, 버스터미널 등의 남자화장실에는 이런 안내문과 함께 흰색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었다. 


마땅히 수출할 것이 없었던 우리나라에서는 수집한 오줌을 모아 화학처리를 한 뒤 일본에 팔아 돈을 벌었다. 
사람의 오줌 속에는 뇌졸중 치료제를 만드는데 주원료로 사용하는 우로키나아제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수출품이 된 것이다. 이처럼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에에는 가발과 함께 소변이 상위에 올라 있었던 것이다.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 소득이 아프리카의 가나와 똑같은 수준인 80달러에 불과했던 시절, 입에 풀질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마땅한 의약품이 없었던 시절에는 우리 조상들도 '환원탕(還元湯)'이라는 이름으로 오줌을 약으로 사용하였다.

오줌이 말라붙거나 가라앉아 오줌독 밑에 엉겨붙은 찌끼 모양의 허연 물질을 오줌버캐라고 하는데, 질소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한방에서는 '인중백(人中白)'이라 하여 약재로 사용하였다. '인중백(人中白)'은 결핵으로 인한 각혈과 코가 붉어지는 주사비를 치료하는 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오줌을 모아 달이면서 버드나무로 잘 저으면 딱딱한 고체가 생기는데 이것을 추석(秋石)이라 하며, 이는 뼈를 튼튼히 하는 약효가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아이의 오줌은 어혈(피가 뭉친 것)을 푼다하여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송시열이 어린아이의 오줌을 받아 마셔 건강을 유지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와같이 옛 조상들이 민간요법의 약물제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오줌을 모으는 병을 약뇨병이라 부른다.

약뇨병(藥尿甁)의 목부분에 줄을 매달아 오랫동안 분뇨통에 깊이 넣어두면, 잡물은 입구에서 걸러져서 용기 안에는 노랗고 푸르스름한 맑은 액체만 가득 차게 된다. 이를 약뇨(藥尿)라 하여 민간약으로 사용하였다.  

약뇨병에는 오줌 이외의 잡물을 걸러내기 위하여 뚜껑 대신에 짚이나 억새풀 뿌리, 또는솔잎을 묶어서 입구에 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