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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릇] 균유계 호자(鈞釉系 虎子) 닮은 질그릇

곤지둑 2016. 2. 3. 21:59

모양이 특이하고 예뻐서 화병으로 사용할 요량으로 2년전 쯤에 구입했던 질그릇.



최근에야 서 비로소 질그릇의 용도를 제대로 알았다. 바로 이동식 남자용 소변기, 즉 요강이다.

목포 국립해저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유물 중 중국(송~원 시대)에서 제작된 균유계 호자(鈞釉系 虎子)와 재질은 다르지만 기형은 완전히 같다.

균유계호자(鈞釉系虎子)는 1323년 서남해바다 '신안'에서 침몰한 중국 무역선인 '신안선'에서 발견된 유물이며, 1975년 전라남도 고흥군 시산리 해저에서 발견한 것이라 한다.

1323년, 동아시아 바다를 누비던 중국 무역선 한 척이 고려의 서남해바다 '신안'에서 침몰하였다.

우리는 이 무역선을 '신안선'이라 부른다. 7백 년 전, 중세 상인들의 꿈은 신안선에 고스란히 담겨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손잡이가 달린 소변통, 균유계 호자(鈞釉系 虎子). 중국(송~원 시대)

하지만 내가 구입한 질그릇은 제작연대가 오래되지 않으며 지금도 종종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랜 옛날부터 최근까지 일반 대중들도 이런 형태의 호자(虎子)를 계속 사용하여 왔단 말인가? 의문이 남는다.

1712년 북경을 다녀온 김창업은 그곳의 화장실 사정을 이렇게 전했다.

인가에는 변소가 없다. 소변과 대변을 모두 그릇에 받아서 버린다. 

북경의 성 안에서 후미진 곳에는 가끔 깊은 구덩이가 있다. 이곳은 사람들이 똥을 버리는 곳이며, 가득 차면 밭으로 실어 나른다.

소변 그릇은 오리 모양이며, 주둥이는 주전자같이 생겼다.

우리나라 사람이 처음 보면 간혹 술 그릇인 줄 알고 마시기도 하는데, 오랑캐들 역시 우리나라 요강을 얻으면 밥그릇으로 쓴다고 하니, 참으로 좋은 대조이다. - 『연행일기(燕行日記)』 산천풍속총록(山川風俗總錄) -

[인용문헌 : 송기호(2015). 「시집가고 장가가고」.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