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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 '보로롱' 문양(文樣)

곤지둑 2015. 12. 23. 10:02

제주도 지역이나 전라도 지역에서 만들어진 옹기의 기벽에는 섬세한 빗살무늬를 볼 수 있는데 이 빗살문을 '보로롱' 문양이라 한다.



'보로롱' 문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얇은 대나무로 만든 '술테'를 이용한다. '술테'를 물레 위에서 돌아가는 항아리 벽에 살짝 대면 그 윗 부분이 떨리면서 옹기에는 섬세한 빗살문의 자국이 남는다. 이런 방법으로 그릇 가득히 섬세한 빗살무늬인  '보로롱' 문양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술테'가 그릇 벽에 부딪칠 때 '보로로로롱 ~' 소리를 낸다하여 '술테'를 '보로롱'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의 흙은 육지의 흙보다 거칠고 이러한 흙을 직접 손으로 때려서 만들기 때문에, 항아리의 표면이 거칠고 형태도 완전히 등글게 나오지 못한다.

따라서 제주도의 옹기에 이러한 '보로롱' 문양을 걸 표면에 넣어줌으로써 미세한 틈도 없애주고 흙의 거침과 표면의 울퉁불통함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로롱' 문양을 넣어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한다.

한편 전라도지역의 경우, 옛날 흙을 수비하는데 모든 작업이 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구우면 잔돌이 그릇 밖으로 돌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잔돌이 핀다' 라고 하는데, 잔돌이 피면 물이 새는 경우가 생기므로 이를 막기 위해 그릇 벽에 '보로롱' 자국을 남긴다고 한다. 

근래에는 대나무로 만든 '술테' 대신에 근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경상도에서는 이러한 문양을 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마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 듯하다.

[참고문헌 : 신권수(2011). 「옹기문양 흙에서 꽃이 피고 새가 날다」. 서울: 연두와 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