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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단양] 도담삼봉 - 과거는 흘러갔다 본문
단양 여행.
단양 구경시장의 소문난 맛집에서 맛난 것도 실컷 먹고, 깊어가는 가을 속 단양의 멋진 풍경도 눈이 시리도록 즐겼다.
무형문화재 벼루 명장(신명식)의 벼루 전시장에서는 배추 잎 한 장에도 바들바들 떠는 마누라가 웬일로 명장이 만든 단양 자석 벼루 한 점도 선듯 주문해 주었다.
가을 바람은 남자를 고독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가을 햇살은 여자를 헤프게 만들기도 하는가 보다.
도담삼봉.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이곳을 사랑하여 중앙봉에 정자를 짓고 이따금 찾아와서 경치를 구경하고 풍월을 읊었던 곳.
70년대 말 대학 새내기시절에 같은 동아리(서클)친구들과 함께 했던 단양팔경 여행에서는 텐트치고 야영했던 곳.
화력 약한 알콜램프와 고체연료로 끓인 불어터진 라면을 안주삼아 소주를 병나발 불면서 통키타 반주에 고래고래 노래 불렀던 곳이 도담삼봉이라 추억은 더하다.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멍하니 옛 추억에 잠긴 나에게 마누라가 나를 부른다.
마치 잘못한 어린아이 마냥 화들짝 놀라서 태연한 척 애궂은 휴대폰만 만지작 거렸다.
X숙, X희, X경, X자 그리고 긴 생머리와 유난히 긴 하얀 목덜미의 ....
그때 그 가시나들, 잘 살고 있겠지?
그래, 멀리서 빈다.
가을이다.
......
부디 아프지 마라.
그리고 과거는 흘러갔다.
김홍도 『병진년화첩』중 <도담삼봉도> 종이에 담채, 26.7×31.6cm. 1796년(52세), 호암미술관 소장.
<벼루 명장 신명식 장인의 단양 자석벼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