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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서 나는 향기 - 김채미 본문

Art/Poem

상처에서 나는 향기 - 김채미

곤지둑 2015. 10. 23. 14:03

가을의 따끔한 햇살에

풋초록빛은 살며시 자리를 내어준다

 

노오랗게 단단하게 익어가는 모과엔

코와 목을 타고 폐까지 흘러 들어가

내 피에 녹아 내린 향기가 

당당하게 드러낸 진한 상처에서 배어난다

 

철없던 시절의 상처도 모과에겐 추억인 듯

소중히 간직하고 매달려있는 당찬 모습에서

익어가면서 더 진하게 배어나는 향기 속에서

 

다섯 개의 모과에서 나는 또 인생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