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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 방장교에 새긴 글, 莫錯過[막착과]

곤지둑 2016. 1. 7. 11:28

화엄사 경내로 들어가는 곳에 홍예교인 방장교가 있다. 들어가는 방향에서보았을 때 방장교 우측 측면에 새겨진 문구는 어떤 뜻인가?



 (없을 막, 말 막),  (어긋날 착. 틀리다, 맞지않다),  (지날 과, 재난 화)

한자 뜻대로 해석하면 '어긋나게(잘못) 지나지 말라'는 뜻이다. 다리를 잘못 지나가다면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란 뜻일까?

설마 우리나라 대사찰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인 다리에 '추락주의'를 의미하는 문구를 새길 리 없을 것이나 무슨 심오한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기회를 잃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잘못 지나가게 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집착과 어리석음의 덫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방하착이나 막착과는 자신이 겪고 있는 이것이란 전생에 정해진 일(是前生註定事)이니 깨어있는 의식으로 지켜 볼 뿐 집착하지 말라는 경구나 다름없는 것 같다. 결국 번뇌 망상이 붙은 마음에서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무심(無心)으로 돌아가 살라는 말이 아닐까. 문득 화두를 소리 내어 외기도 하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놓아버려라, 놓아버려라, 놓아버려라.’

홍예교를 지나는 동안,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머릿속에 들끓는 온갖 잡생각을 다 놓아버리고 나니 비로소 대숲의 향기가 싱그럽다."

[인용문헌] http://cafe.naver.com/ehgusgprhd/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