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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내 사랑 빨래판 본문
제천 교동마을 가는 길에 제천역전 5일장터에서 빨래판과 빨래방망이를 구입하였다.
결혼 후 분가(分家)한 보금자리가 대구 앞산 안지랑골 아래에 있었고, 살림집 옆에는 작은 마을 빨래터가 있었다. 앞산 안지랑골의 지하수가 모여 있는 작은 웅덩이를 개조하여 만든 빨래터에 불과했지만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을 만큼 수량은 풍부하였다.
마을 주민들은 평평한 바닥에 앉아 허드레 옷감의 빨래를 하거나 저장된 물을 허드렛 물로도 사용하였다.
그래서 행정적인 주소명 대신 빨래터를 중심으로 나만의 우리집 주소를 만들어 애용하기도 하였다.
"달구벌 안지랑골 마을빨래터아래 두 번째 집, 나리네"(나리는 딸이름)
그 당시의 옛 추억을 생각하며 냉큼 구입한 빨래판을 살펴보니 흔한 빨래판에 비해 참으로 특이하게 생겼다. 울거미에 긴 홈을 파고 소나무판 몇 장을 하나하나씩 홈에 끼워맞춘 후 모서리를 못으로 고정한 형태이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빨래판에 비해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아 정겨움이 더하고 소나무판의 골과 문양 역시 아름답다.
일단 빨래방망이는 마누라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감춰두고 빨래판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까 궁리해 본다.
큰 접시(생선회, 생선구이, 야채등)로 사용할까?
유화 그림을 그릴까?
아니면 야생화 자수를 붙여 볼까?
아...행복한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