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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열] 도자회화 - 그림과 도자의 만남! 본문
대구 근교(칠곡)에서 작업하시는 작가 김희열의 '도자회화' 작품 한 점이 몇 년 전에 인연이 닿아 우리집으로 시집을 왔다.
작가 김희열은 도자기에 한국화 기법을 접목시켜 한국적 정서를 담은 '도자회화' 작품을 만들고 있는 분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투박하면서도 매끄러운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초벌 도판 위에 물감 대신 산화물 안료들을 사용해 화조도(花鳥圖)를 그렸다.
홍매(紅梅)의 꽃잎 색깔이 붉다 못해 검붉어서 흑매(黑梅)와 같다. 그리고 오랜 수령을 짐작케 하는 늘어진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 매화를 보면, 조선의 선비들이 이야기하는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매화 가지 위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새 한 쌍은 둥근 머리모양에 귀깃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부엉이가 아니고 올빼미인 듯 하다.
마치 안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 올빼미의 큰 눈은 먹이를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이 아니라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모습으로 다정스럽다.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가 고매(故梅)위에 앉아 있으니 비록 그림 속에 달은 없으나 분명 밤일 것이다. 바탕 면 흰 여백에는 밝은 달빛이 가득 차 있는 듯 하며, 밤공기를 타고 흑매(黑梅)의 암향(暗香)이 그림 밖으로 퍼져 나오는 것 같다.
올빼미나 부엉이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밤눈이 밝으므로 밤늦도록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다. 부엉이에 안경과 사각모를 씌워 박사나 교수로 표현하는 것이 이런 의미이다. 부엉이 문양은 부엉이 특성이 먹이를 닥치는 대로 물어다가 쌓아 두는 습성이 있어 재물을 상징하기도 하고 한편 '고양이 얼굴을 닮은 매'라고 해서 묘두응(猫頭鷹)이라고도 불렸는데 고양이 묘(猫)는 70세 노인을 뜻하는 모(耄)자와 음이 비슷해 장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북한의 공훈예술가 한명렬화백(1926~ )의 <부엉이와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