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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모양 둔테에 숨은 비밀

곤지둑 2016. 10. 10. 09:11

전통가옥의 잠금장치로 사용한 목재 막대를 일컫는 빗장은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상도구였다. 빗장을 밀어넣기 위한 구멍을 파서 문짝에 댄 나무는 둔테(屯太)라 한다. 흔히 둔테와 빗장을 모두 합해 빗장이라고 부르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빗장을 밀어넣기 위한 구멍을 파서 문짝에 댄 나무는 둔테라 하고, 가로로 긴 막대가 빗장이다.


둔테에 가장 많이 조각되는 동물은 거북이다. 거북 등의 딱딱한 등딱지로 집안의 수호방패가 되어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사악한 기운을 빈틈없이 막아낼 수 있다는 시각적인 효과와, 한 번 문 것은 놓지 않는 거북의 습성처럼 문을 단단하게 걸어잠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에 위치한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내 수봉정사 출입문의 둔테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비밀은 바로 거북모양 둔테의 꼬리 부분에 숨겨져 있다.

거북 꼬리 부분을 위로 누른 상태에서 빗장을 당겨야 비로소 빗장이 열리는 구조이다.

거북 머리 부분을 위로 당겨서 빗장을 여는 일반적인 구조에 비해 특이한 이중잠금장치인 것이다.


거북 등껍질에는 팔괘(八卦) 중 건()괘와 곤()괘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오른쪽 거북에 새겨진 건()은 하늘(), 강하고 굳셈, 아버지를 나타내고, 왼쪽 거북에 새겨진 곤()은 땅(), 순종함, 어머니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