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소주이야기(#3/3) - 소줏고리의 증류원리 본문
소주를 내릴 때는 밑술(청주나 탁주)을 솥 안에 넣고, 그 솥 위에 이 소줏고리를 올려놓는다. 솥과 소주고리 사이는 쌀가루나 밀가루를 이겨 만든 시루 번을 붙여서 증기가 새어 나가지 않게 잘 밀착 시킨다.
1. 밑술에 열을 가하면 끓는점이 낮은 에탄올(에틸알코올, C2H5OH)이 물보다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에탄올에 먼저 증발한다.(물의 끓는점: 100℃, 알코올의 끓는점: 78.3℃)
2. 증발한 에탄올은 중간 부분에 뚫려있는 고리를 통과하여 찬물 담겨있는 윗면의 용기 바닥에 도달한다.
3. 윗면 용기에 찬물을 계속적으로 갈아주면 기화된 에탄올은 온도가 낮아져 윗면 용기 바닥에서 다시 액화된다. 이것이 이슬처럼 떨어지면서 중앙 고리 주변에 모이게 된다.
4. 고리 주변에 모인 에탄올은 밖으로 돌출된 긴 대롱을 통해 밖으로 흘러내린다.
이처럼 소줏고리는 알코올과 물의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찹쌀이나 맵쌀로 담근 술인 청주를 끓여 소주를 얻는 분별증류장치이다. 즉 오늘날 쓰고 있는 증류기와 모양만 다를 뿐 그 원리는 똑같다. 단지 오늘의 증류기는 대량생산을 위해 그 규모와 방법·재질이 약간 변했다는 것뿐이다.
전통 소줏고리는 이제 민속박물관이나 옹기전시관 등에서만 볼 수 있는 실정이다. 아쉬운 마음에 일반 가정에서 사라져 버린 전통 소줏고리의 증류 원리를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그림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논고, 공공누리>
<사진촬영장소 : 안동민속박물관> 소줏고리는 이렇게 가운데가 뚫여있어 '고리'라고 한다.
<사진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공고누리>
<사진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공고누리>
<사진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공고누리>
오늘날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탁주(막걸리)를 밑술로 하여 전통 소줏고리로 증류한 소주에서도 증류식 소주의 곡물향을 느낄 수 있을까?
과연 어떤 맛이 날까? 내가 직접 실험해 보질 않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