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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그릇', 너는 누구냐?

곤지둑 2015. 12. 7. 21:36





사진은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도자기와는 다른 특이한 채색자기 그릇이다.

하회((下繪)기법으로 제작된 조선 백자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의 채색자기 처럼 화려한 색상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장식 기법이 없다. 따라서 사진의 자기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의 이로에(色繪) 자기의 제작 기법을 도입하여 상회(上繪)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생각한다.

상회(上繪)란 2차 소성(1230℃~1300 ℃)으로 완성된 식기나 기물의 유약표면 위에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저화도 안료를 사용하여 장식한 후 다시 3차 소성(730℃~850℃)으로 완성하는 기법을 말한다.

그릇 군데군데 벗겨진 문양은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에 약한 상회자기(上繪磁器)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확대된 문양((文樣)의 상태로 볼 때 그릇 표면에 도공이나 화공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전사 인쇄(轉寫 印刷)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조선내 일본 도자기 공장에서 제작된 것인지 아니면 일본의 도자기 공장에서 제작되어 조선에 들어온 것인지 확실치 않으며,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 도자기 공장에서 이런 종류의 사기그릇을 계속 생산했는가에 대해서도 몇 점의 자료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사기그릇 뒷면에 새겨진 고유번호로 볼 때 일반 서민층이 아닌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생산된 특별 한정판(Special Limited Edition)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

상회(上繪)를 서양에서는 'Over Glaze  Decoration color'라 하며 때로는 에나멜이라 부른다. 에나멜(enamel)을 미술이나 공예에서는 칠보(七寶), 법랑(琺瑯) 또는 파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까닭으로 다양한 색상으로 상회 장식한 왜사기(倭沙器) 그릇을 '칠보그릇'으로 이름붙인 듯하다. 그러나 각종 용어사전이나 서적, 논문 등에서 사진과 같은 왜사기그릇을 '칠보그릇'으로 기록한 경우는 찾지 못하였다.






















칠보그릇 웹게시용.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