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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2015 국제공예비엔날레 - 조각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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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2015 국제공예비엔날레 - 조각보

곤지둑 2015. 10. 15. 20:55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조각보를 만나다

"조각보는 ‘조각으로 된 보자기’의 줄임말로 쓰다 남은 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서 만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다 남은 천을 활용한다는 생활의 지혜의 소산이므로 주로 일반 서민층에서 통용되었으며, 실제로 궁보 중에서는 아직까지 조각보가 발견된 예가 없다. 
천 조각은 따로 한 군데에 모아 두었다가 필요한 때 적당한 크기와 색상의 조각을 찾아 썼을 터인데, 천 조각을 모아 두는 반주머니 형태의 보자기를 방언으로 ‘맘부’라고 한다."

[인용문헌 : 허동화(2006). 우리 규방문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서울: 현암사]


조선의 조각보의 작은 평면에서 응집된 여인들의 감성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살림’의 소임을 다한 질박한 기록물로 조각보들은 제각기 다른 존재감이 있다. 이것이 조각보가 가진 매력이며 시대와 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조선의 손바느질이다. 
조선 여인들의 일상에서 쓰였던 조각보에는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평면의 분할과 색상의 배합이 녹아들어 있다. 
조선 여인들은 손바느질을 통해 존재하는 것들에서 새로움을 찾아내었고, 
그 예술적 감각은 어떤 예술가도 능가하지 못 했던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조각보 속에는 한 시대를 아낌없이 살다 간 여인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그 정체성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흘러 들어와 자기 내면을 반추하고 확장시킨다.
조선의 조각보는 사유의 예술이다.
[출처] 조각보, 조선 여인의 숨결|작성자 허육선회

간혹 조각보 가운데에는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는 것도 많은데, 이런 사실들은 구체적인 용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머리 속에 그려서 꿰매어 잇는 조각보 작업 자체의 즐거움이 조각보 탄생 동기가 되기도 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순수 창작의 기쁨은 당시의 폐쇄 사회에서 여성이 받는 억압을 정화시켜 주었을 것이며, 이것은 노동과 오락이 분리되지 않은 가장 건전한 의미에서의 여가 선용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또한 조각들을 이어간다는 연장의 개념이 장수를 축원하고 공을 많이 들이는 만큼 초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속신(俗信)이 조각보 제작을 더욱 성하게 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고 오랫동안 대물림을 거쳐 장롱 깊숙이 간직되어 왔을 것으로 본다.

[참고문헌 : 허동화 저 정병모 편(2015). 보자기 할배, 허동화. 서울: 다할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