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Gonjiduk Gazebo
어머니, 물동이에 달을 길어 오셨다 본문
어머니, 물동이에 달을 길어 오셨다 -이근배-
옹달샘 새벽달을
물동이에 길어 와서
장독대 정화수 올려
띄우시던 어머니
꽃산에 오르실 때에도
달은 두고 가셨다
운학상감 청자 말고
청화모란 백자 말고
어머니 손길에 닳아
윤이 나던 질항아리
그 사랑 어루만지고 싶다
얼굴 부벼 안고 싶다.
물동이 / 오대교
십리 길을 걸어도
물 한 방울 안 흘리시던 어머니
출렁이는 물을 이고서
출렁출렁 잘도 걸으셨다
강물도, 바닷물도, 사람 마음도
출렁거리지 않는 게 어디 있더냐
다스리며 사는 거여
한 걸음 한 걸음 조신하면 되는 거여
이놈의 가슴은 왜 이리 또 출렁대는지
치마끈 질끈 동여매시던 손길
어머니의 물동이는
늘 잔잔한 샘물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