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목포] 목포생활도자기박물관 - 일제강점기 본문
목포생활도자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중 일제강점기 시대(1910년~1945년)의 도자기
● 도제 수류탄(陶製手榴弾)
처음 볼 때 내 눈을 의심하였다. 수류탄의 외피를 깨지기 쉬운 도기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초에는 정규군도 이런 물건을 사용하였으며 이오지마 전투와 오키나와 전투에서 실전 기록이 있다고 한다. 뇌관에 5초 정도 지연되는 도화선이 달려 있어 도화선 끝에 불을 붙이면, 불꽃이 도화선을 타고 화약에 닿는 순간 폭발하는 원시적인 구조를 채택하였다.
대전 말기에 점점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달아가는 일본군의 발악하는 최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참고 사이트 : https://goo.gl/EFual9]
● 노일전쟁승전기념(露日戰爭勝戰記念) 술잔
정로(征露)가 새겨진 금빛 문양의 접시는 아마 러일전쟁 이후 전쟁에 승리한 일본의 승전기념접시로 추정된다. 정로(征露)는 러시아를 정벌한다는 뜻이다.
해외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이 라면스프와 함께 꼭 지참하라고 권하는 약이 됐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배탈·설사약이 '정로환(正露丸)'이다.
하지만 '정로환(正露丸)' 역시 러일전쟁 때 일본 군인들이 사용하면서 러시아를 정벌(征露)하는데 큰 역할을 한 약이라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긴 일본도를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어린아이가 그려진 밥공기는 섬뜩함 조차 느끼게 한다. 과연 이런 살생을 의미하는 밥공기에 밥을 담아 어린 자식에게 줄 어머니가 세상에 있었을까?
● 조선 함북 회령군 벽성면 오봉동 비행장 공사 기념(朝鮮咸北會寧郡碧城面五鳳洞 飛行場工事記念) 접시
상회(上繪)기법의 채색자기(彩色瓷器)로 제작지역은 우리나라 회령이지만 제작방법은 일본방식 그대로이다.
비행장 공사때 강제징용(强制徵用)에 동원된 조선 민중들의 고된 노역 장면이 떠올라 기념은 커녕 울분이 치솟는다.
평양 미림(美林)비행장 공사의 경우 강제징용된 조선인은 공사 후 기밀유지를 이유로 8백여 명이 집단학살되었다고 하니, 회령 비행장 공사때는 얼마나 많은 조선 민중이 목숨을 잃었을까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