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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경상도

[양산] 통도사 대웅전 격자빗꽃살문

곤지둑 2016. 1. 17. 22:52




한 겨울에 방문한 통도사 법당 문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인도 고대의 마가다국에 있던 영축산(靈鷲山)에서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듯, 법당 문짝에 꽃무늬을 새기는 것은 부처님을 찬미하고 경배하여 공양화를 바치는 것과 갈은 의미이다.

대웅전 5칸은 모두 2분합문(分閤門: 대청 앞쪽 위·아래의 전체에 드리는 긴 2짝의 창살문)인데 가운데 정칸(正間:부처의 시선이 정면으로 향하는 정면) 문의 꽃살과 궁판(문짝 하부에 나무판을 넣은 부분)은 단순한 문짝을 넘어서 수준 높은 목공예작품 그 자체이다.









정칸은 정(井)자 모양의 평면 격자(格子)살에 좌상우하(左上右下)와 우상좌하(右上左下)의 두 방향으로 비스듬한 빗살이 겹치는 '격자빗살'을 바탕살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교차점마다 국화, 모란, 연꽃을 섬세하게 조각해 얹은 '격자빗꽃살문'이다. 꽃의 배치는 문짝의 세로 가운데에 있는 국화꽃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되게 연꽃, 모란을 중복하여 배치하고 문살의 가장자리를 국화꽃으로 둘렀다.







한편, 문짝 아래를 판자로 막은 궁판 조각은 특이하게 뚫어 새기는 투각(透刻 :조각에서, 묘사할 대상의 윤곽만을 남겨 놓고 나머지 부분은 파서 구멍이 나도록 만들거나, 윤곽만을 파서 구멍이 나도록 만듦. 또는 그런 기법. ‘뚫새김’으로 순화)인데 궁판 투각의 문양은 모란과 연꽃, 덩굴문이 섞여 있는 '투각연화모란당초문'이다. 






나머지 협칸(
夾間): 면이 여러 칸으로 된 건물에서 중앙에 있는 칸 다음에 위치하는 칸)과 퇴칸(退間: 평면상 건물 중심부를 둘러싼 둘레 부분, 또는 모서리에 있는 칸)은 모두 평범한 빗살문이며, 궁판은 투각이 아니라 '돋을새김'으로 꾸몄다.

우리나라 불교의 종가(宗家) 중의 하나인 불보(佛寶)사찰, 통도사. 그 통도사의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대웅전은 문짝부터 범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