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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응진전 달마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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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응진전 달마도

곤지둑 2016. 1. 17. 17:29

통도사 응진전 외벽에는 소나무 아래 발우를 들고 앉아서 맞은편에 경책을 들고 서있는 혜가를 내려다보고 앉아있는 달마를 그린 벽화가 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사원벽화 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통도사 응진전 벽화는 비균형적이면서도 안정감을 보이는 인물비교와 의습선(衣褶線:옷주름선), 소나무의 세밀한 묘사등이 아주 돋보이는 수작이다. 

구도와 굵은 먹선처리는 작품 전체를 답답하게 하고 있지만 양 중앙에 위치 한 달마와 혜가의 비균형적인 대치가 이 답답함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 할을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비스듬히 쏠린몸의 균형과 시선이 치열한 구도(求道) 열정의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이 벽화를 그린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고 있다.

[출처] 불교신문(https://www.ibulgyo.com), 1997.07.01. 기사내용에서 발췌




<달마도>와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과는 완연히 다른 풍모를 하고 있어 흥미롭다. 특히 달마와 같은 경우는 중국선불교(禪宗)의 시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한 종교나 종파의 시조와 같은 경우는 모두 미화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달마와 같은 경우는 이와 같은 양상이 전혀 나타나 보이지 않는다.

달마의 특징적인 모습과 관련해서 먼저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은 백인에 대한 동양인의 시각이다. 달마는 남인도 향지국의 사람이라고 하지만, 현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가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아프가니스탄 사람일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즉, 아리안족의 백인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달마도>에는 백인을 본 위진남북조시대 중국인들의 인식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즉, 백인에 대한 문화권적인 충격이 빚어낸 달마의 모습에 많은 합리적인 변증노력이 깃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달마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4백안(四白眼)의 눈이 뛰어나온 기괴한 형태의 우락부락한 모습이다. 일반인들은 흰자위가 검은 동자 좌우로 2곳만 보이는데(二白眼), 위아래까지 4곳이 모두 보이는 것이 4백안(四白眼)이다. 관상학적으로는 3백안(三白眼)만 되어도 배신형의 인물로 굉장히 안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중국 선종(禪宗)의 시조인 달마는 4백안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해서도 선종은 타당한 변증을 요청받게 된다.

이때 등장하게 되는 이야기가, 달마가 숭산 달마동에서 9년 동안 면벽을 하고 있을 때 잠이 쏟아져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지자, 이를 뜯어내서 등 뒤로 던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달마의 눈에는 눈꺼풀이 없어 눈이 4백안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달마의 눈꺼풀이 떨어진 자리에 사람의 눈꺼풀과 유사하게 생긴 나뭇잎을 가진 나무가 자라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차나무라고 한다. 그래서 차를 달여 마시면 잠이 깨고 정신이 상쾌해진다고 한다.

물론 차는 달마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니, 이 이야기는 다분히 상징적인 것일 뿐 사실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전설 속에서 흉한 형용을 길한 것으로 바꾸어 보려는 내용적인 의미부여 노력을 읽어보게 된다. 

[출처] '자현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이야기'(http://goo.gl/dkH4Am)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