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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현삼목] 봄까치꽃 본문
큰개불알풀 Veronica persica Poir.
봄에 양지바른 들이나 길가에 많이 피어나는 ‘큰개불알풀’은 현삼목 현삼과의 두해살이풀이며 귀화식물이다.
봄을 알리며 피어나는 이 작고 어여쁜 꽃과 눈맞춤하면서 그 이름을 부르기엔 왠지 거북스럽다.
이 망측한 이름은 우리 방언에서 온 말이 아니다. 일본의 식물학자가 꽃의 열매가 단지 개음낭을 닮았다는 이유로 이름붙인 오이누노후구리(大犬の陰囊: オイヌノフグリ)를 번역해서 우리이름으로 채택한 것이다. 학명은 Veronica persica이다. (일본판 Wikipedia: https://goo.gl/7AAOUY)
중요한 것은 큰개불알꽃 열매에서 개의 음낭을 본 것 자체가 일본인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이 이 꽃에 이름을 붙였다면 전혀 다른 이름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이 꽃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는 꽃이라는 의미를 담아 우리 이름으로는 ‘봄까치꽃’ 또는 ‘봄까치풀’이라 부른다. 봄이 끝날 무렵까지 꽃은 한 송이 한 송이 차례로 저녁에는 져버리고 그 다음 꽃이 피어나는 하루살이꽃이다. 한자로는 땅에 깔린 비단 같다고 지금(地錦), 영어로는 꽃이 새의 눈을 닮았다고 Bird’s eye다.
지금이라도 ‘봄까치꽃’ 또는 ‘봄까치풀’이라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2013.04.27. 청도 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