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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대구수목원] 꽃무릇 본문
대구 수목원에서 꽃무릇(石蒜花)을 만나다.
잎사귀 하나 없는 초록빛 긴 꽃대에 붉게 물든 꽃이 한 송이 피어있다.
花葉不相見(화엽불상견)
꽃이 진 후에 비로소 잎이 나므로 꽃과 잎은 서로를 볼 수 없는 꽃이다.
잎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이 피빛으로 멍들어 피어난 꽃같다.
본디 같은 뿌리의
잎이요, 꽃이지만
이승에서 함께 할 수 없는
피빛같은 애절한 인연이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무릇 군락지는 고창 선운사를 비롯하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이다.
우아한 자태의 연꽃과 달리 너무나 화려하고 유혹적인 빛깔인지라 절과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독 절집에 꽃무릇이 많은 이유는 뭘까?
바로 꽃무릇 뿌리에 있는 독성 때문.
코끼리도 쓰러뜨릴 만큼 강한 독성분으로 인도에서는 코끼리 사냥용 독화살에 발랐다지만 국내에서는 사찰과 불화를 보존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절을 단장하는 단청이나 탱화에 독성이 강한 꽃무릇의 뿌리를 찧어 바르면 좀이 슬거나 벌레가 꾀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필요성으로 심은 것이 번져 군락을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