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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법고를 떠 받치고 있는 비희

곤지둑 2016. 7. 6. 18:18

중국 명나라 때 호승지(胡承之)가 지은 진주선’(眞珠船)’이란 책에 용왕의 아홉 아들에 대한 전설이 나온다.

용생구자(龍生九子)’란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동물로, 용왕이 낳았다는 아홉 자식을 가리킨다.

각각 그 모습과 성격이 다르며 그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각자 활약하나 용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을 "용생구자불성룡"(龍生九子不成龍)이라고 한다. 형제들이 성격이 다른 것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이들 중 하나만 승천하여 용이된다 하여 그것을 항룡이라 한다.

용왕의 첫째 아들, 즉 장남을 비희(贔屭)라고 하는데 모양은 거북을 닮았지만 실은 용의 새끼이다. 비희는 패하(覇下)라고도 하며, 무거운 것을 짊어지기 좋아한다고 한다.

옛 사람들은 비희를 돌비석 받침으로 앉히고비석이 넘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기원하였다.

수덕사 금강문 가까이 있는 덕숭산수덕사사적비(德崇山修德寺事蹟碑)의 받침돌을 멀리서 얼핏보면 거북의 모습이다하지만 가까이서 귀부(龜趺:거북모양의 비석 받침돌)의 머리 부분을 자세히 보면 영락없이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는 비희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수덕사 대웅전을 바라볼 때경내 오른쪽에 위치한 법고각(法鼓閣)에서도 비희로 추정되는 목조각상을 볼 수 있다.

커다란 법고를 받치고 있는 목조각상의 몸통의 등은 분명 거북의 모습으로 펑퍼짐한 등에는 갖가지 문양이 그려져 있다.

머리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으로 뿔이 달려있고긴 목을 틀어 북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있다거북의 몸통에 머리는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비희로 추정된다바닥에 몸을 낮춘 채 돌비석을 받치고 있는 일반적인 비희의 모습에 비해 표범과 같이 반점 무늬의 긴 다리가 무척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