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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잘 놀던 여자가 잘 된다 본문
그 옛날 고딩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교복 입은 인형 두 점을 가벼운 가격에 구입하였다.
하기야 제4공화국 유신체제 말기에 대학에 입학한 우리 세대는 대학 입학 후에도 한동안 대학생 교복을 입고 다녔지.
구입한 고딩 인형을 집에 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참으로 재미있다.
두 학생 모두 70년대 기준으로 볼 때 모범생은 아닌 것 같다.
남학생은 두발 단속에 걸릴 장발(손가락 두께 이상의 머리카락 길이)에 머리에 교모는 삐딱하게 쓰고 목 후크는 풀어 헤친 채, 사전없는 가벼운 책가방은 옆구리에 끼고 있다.
아마 으슥한 골목길에서 짝다리 짚고 이빨 사이로 침을 찍찍 뱉아내는 신공을 부렸을 것 같다.
한편 여학생은 2학년의 상징이었던 양갈래 머리로 묶고 있으나 앞 이마는 깻잎 머리로 한껏 멋을 부렸고, 허리에 꽉 끼는 상의와 치마 역시 규정에 맞지 않는 통치마 이다.
무거운 책 대신 얄팍한 책가방으로 보아 아마 양볼 가득 풍선껌 넣어 껌 좀 짝짝 씹어본 모습이다.
지금은 인형 속 두 학생 모두 어느 하늘 아래에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
"잘 놀던 여자가 잘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놀던 여자가 잘 되는 이유 :감수성으로...@김창옥 서울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