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국립경주박물관] 용얼굴무늬기와(龍面文瓦) 본문
경주지진이 발생하기 며칠 전에 방문하였던 국립경주박물관.(2016.09.08)
전시된 유물 중 특히 흥미롭게 관람한 것은 신라시대 기와의 무늬이다.
6세기~8세기에 걸쳐 경주시의 황룡사지터 및 월성해자 등에서 출토된 기와의 문양에 대해서 그동안 일반인들의 혼란이 많았고 나 또한 그러하였다.
오랜만에 방문한 국립경주박물관 설명카드에는 통일되게 ‘용얼굴무늬기와(龍面文瓦)’로 소개되어 있었다.
용면(龍面)과 용면와(龍面瓦)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한 학자는 강우방교수로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귀면은 일본의 독특한 귀신 개념으로 우리가 그것을 그대로 따라왔기 때문에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도깨비는 한 번도 조형화되어 본 적이 없는 우리 민족설화에만 나오는 여러 모습의 상상적 존재일 뿐이다.
치우(蚩尤)설은 그가 중국신화에서 천하무적의 동이계(東夷系)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한대(漢代) 화상석에 표현된 치우의 형상과는 거리가 멀다.
용의 얼굴을 정면에서 보아 만든 사다리꼴 모양의 용면와(龍面瓦)는 추녀마루 끝에 장식하기 위해 고구려에서 처음 만들었다. 평양 상오리(上五里) 출토 용면와가 그것이다. 고구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연면히 계속된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기와이다.
그러면 왜 용면와를 지붕 곳곳에도 장식했을까. 우리나라의 건물은 예로부터 왕궁이건 사찰이건 모두 대규모 목조였다. 그런데 촛불이나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해 일순간에 타버리는 허망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지붕의 기와 가운데 특히 심혈을 기울여 용면의 추녀마루기와를 만들어 장착했으니, 물을 상징하는 용을 장식함으로써 화마(火魔)를 막으려 했던 것이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용을 ‘미르’라 했는데 미르는 물이다. 그래서 용의 얼굴은 분노를 띠며 화마를 막음으로써 용은 결국 왕이나 부처를 보호하는 수호신의 성격을 함께 지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