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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예찬(溺缸禮讚) 본문

Art/Poem

요강예찬(溺缸禮讚)

곤지둑 2016. 1. 24. 19:36



'사돈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처럼 옛 집의 뒷간은 살림채와 떨어져 뒷마당 구석 한켠에 자리하였다. (요즘 말로 화장실로 통하는 뒷간은 변소, 측간, 정랑, 헛간, 북수간, 통시, 매화간, 해우소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겨울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뒷간에 볼 일 보러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귀찮기도 하지만 나이어린 아이들은 뒷간귀신(부출귀신, 측도부인, 치귀, 측신귀신, 정낭귀신)생각을 하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한 겨울 새벽에 볼 일을 보는 동안 엉덩이는 또 얼마나 파랗게 얼어 붙었을까?

그래서 옛날에는 요강(溺缸)이 아주 소중했다.

요강은 오줌을 받는 실내용 용기(便器)로 본래 요항(溺缸)에서 와전된 말이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신부의 혼수물목(婚需物目) 중에서 '놋요강이 빠지면 반쪽 혼수'라 하여 시댁에서 실쭉거릴 정도였다. 

또, 이사를 갈 때 요강 하고 밥솥을 제일 먼저 이사집에 들여 놓았다고 한다. 잘 먹고, 잘 싸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조상들의 해박한 건강상식인 것이다.

염치(廉恥)가 중했던 시절, 낮에는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어둠이 깃들면 언제나 방안의 지정석(指定席)으로 옮겨 놓았다. 때문에 부엌일 마친 어머니의 고단한 일과는 요강단지를 방안에 들여놓는 것으로 비로소 끝이 났다. 노동의 대미(大尾)에 ‘요강’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온가족이 한방에서 기거(寄居)하던 옛날 서민 가정의 경우, 술 취해 잠드신 아버지들은 꼭두새벽이면 어김없이 윗목 방구석에 놓인 하얀 사기요강에 시원하게 숙취(宿醉)의 잔재를 방뇨(放尿)하곤 하셨다. 

옛날 잠결에 들었던 아버지의 그림없는 소리는 지금은 소리없는 그림이 되어 우리들 추억 속에 남아있다. 

[사진출처] 정보국립민속박물관 (공공누리) (http://nfm.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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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유명한 김병연(金炳淵, 1807~1863)의 요강에 관한 한시 한 편을 소개한다.

이른바 '요강예찬(溺缸禮讚)'이라 할까


네가 있어 깊은 밤에 사립문 번거롭게 여닫지 않고,

사람의 머리맡에 드러 누어 잠자리의 벗이 되었구나. 

술 취한 사내는 너를 가져다 무릎 단정하게 꿇고, 

아름다운 여인네는 널 끼고 앉아 살며시 옷자락을 걷네. 

단단한 네 몸뚱이는 마치 구리산 형국과 같고, 

“쇄” 떨어지는 물소리는 비단폭포 소리같도다. 

비바람 치는 새벽에 가장 공로가 많으니, 

느긋한 성품 기르며 사람을 살찌게 하는구나.


賴渠深夜不煩扉 (뢰거심야불번비) 

令作團隣臥處圍 (영작단린와처위) 

醉客持來端膝机 (취객지래단슬궤)

態娥挾坐惜衣收 (태아협좌석의수)  

堅剛做體銅山局 (견강주체동산국) 

灑落傳聲練瀑飛 (쇄락전성련폭비) 

最是功多風雨曉 (최시공다풍우효) 

偸閑養性使人肥 (투한양성사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