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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 허영자 본문

Art/Poem

자수 - 허영자

곤지둑 2015. 9. 19. 23:40

마음이 어지러운 날은
수를 놓는다.

금실 은실 청홍(靑紅)실
따라서 가면

가슴 속 아우성은 절로 갈앉고

처음 보는 수풀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에 이른다.

남향 햇볕 속에
수를 놓고 앉으면

세사 번뇌(世事煩惱)
무궁한 사랑의 슬픔을
참아내올 듯

머언
극락 정토(極樂淨土) 가는 길도
보일 상 싶다.
[출처] 허영자 시인의 자수(刺繡)를 옮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