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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 - 벌교 홍교(홍예교)

곤지둑 2016. 2. 9. 11:34

'홍교(횡갯다리)'는 현존하는 아치형 석교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다워 보물 제304호로 지정된 곳이다. 원래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뗏목다리(벌교)가 있었는데, 1728년(영조)에 선암사의 초안선사가 홍교를 건립하였다. 




“김범우는 홍교를 건너다가 중간쯤에서 멈춰섰다. (…) 그러니까 낙안벌을 보듬듯이 하고 있는 징광산이나 금산은 태백산맥이란 거대한 나무의 맨 끝가지에 붙어있는 하나씩의 잎사귀인 셈이었다.” (‘태백산맥’ 1권 257쪽)




이무기돌. 

이무기돌은 홍예교(虹霓橋)의 최상단 안쪽 중앙에 설치하는 것으로, 상상 속의 동물인 서수(瑞獸)머리 모양으로 조각한 석물(石物)이다. 



이무기는 천년을 묵어야 용(龍)이 된다는 전설의 동물로, 천년의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하니 그 서기가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장마철에 거칠 것 없이 불어난 물살이 수마(水魔)처럼 기세등등하게 홍예교를 삼킬듯 달려오다가, 홍예교 중앙에 몸을 숨기고 있는 이무기돌을 보면 깜짝 놀라 기세를 누그러뜨려 얌전히 다리를 지나갈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즉, 이무기돌은 수마로부터 다리의 안전과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악귀를 막아 주기를 염원하는 주술적인 의미의 석물(石物)인 것이다. 예전에는 이무기돌의 코 끝에 풍경을 매달아 은은한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하였다고 한다.










‘벌교’(筏橋)라는 지명은 다름아닌 뗏목다리로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보통명사다.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바뀌어 지명이 된 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므로 뗏목다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 홍교는 벌교의 상징일 수밖에 없다. 소설에서도 이 근원성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여러 사건을 통해 그 구체성을 은밀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