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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김천 수도산 자연휴양림에서 가족(서울에서 오신 이모님 포함)하여 가족이 하루 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방문한 성주 한개마을. ‘한개’라는 이름은 달리 말해 ‘큰 나루’가 된다. 크다는 뜻의 ‘한’과, 나루라는 의미의 ‘개’가 합쳐진 말이기 때문이다. 예전 마을 앞에 있던 나루이름이 바로 한개였고, 마을이름은 여기서 유래한다.2007년 12월 31일 중요민속자료 제255호로 지정. 조선시대에 지어진 100여 채의 전통 고가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풍수지리설로 보아 영남 최고 길지로 꼽힌다. "이 마을은 경주의 양동 민속마을이나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이거다’하고 내세울 만한 무게 있는 건물을 지닌 것도, 순천의 낙안읍성이나 아산의 외암리 민속마을처럼 남다른 특색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
사찰 불전의 계단 좌우나 고택 마당에서는 이국적인 모양을 가진 파초(芭蕉)를 볼 수 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한개마을(중요민속문화재 제 255호)에서 인상적인 파초를 만났다. 하회댁 앞마당에 식재되어 있는 파초와 고택의 정경은 한폭의 그림을 떠 올리게 한다. 바로 겸재 정선(鄭敾,1676~1759)이 그린 이다. 녹음 가득한 마당에서 생선(웅어)꾸러미를 선물로 받고 시로써 감사의 답을 하는 선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척재제시’(惕齋題詩·척재가 시를 짓다)이며, 그림 속 주인공은 노론의 영수였던 척재 김보택(金普澤,1672~1717)이다. 척재의 집을 떠올려 그린 겸재의 이 그림은 한 그루의 파초가 압권이다. 파초의 선명한 색깔과 넓은 잎을 다른 나무에 비해 부각되게 그린 이 그림을 통해 파초가 사대부..
영주 소수서원을 방문하다. 10월 초순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바람 탓인지 가을비 조차 스산하게 느껴진다. 방문객조차 한산한 소수서원과 양반촌은 20대 청춘들이 거리를 가득 채운 여름의 전주한옥마을의 정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우리 조상들의 삶이 닮긴 가옥과 유교 유물들 그리고 석당 김종호선생의 서예 작품까지 이렇게 여유롭고 느긋하게 느낄 수 있어 행운이다. 특히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농악 놀이 한마당을 멋들어지게 공연하신 분들 덕분에 신명이 절로 났다. 감사합니다.
금원산 숲생태수목원에서 운좋게 모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연구진을 만났다. 연구진을 따라 다니며 야생화와 수목에 대해 학술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나는 산수국의 가장자리에 고운 색깔을 띄고 있는 부분은 꽃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교수님 설명으로 꽃이라 생각했던 부분은 사실 가짜 꽃으로 원래는 꽃받침이 퇴화한 것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가 보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물(水)을 좋아하며 산(山)에서 자란다고 하여 산수국(山水菊)이라고 부른다 합니다. 가장자리의 큰 꽃은 꽃받침이 퇴화하여 생긴 것으로 종자를 만들 수 없는 불임 성화(不姙性花), 즉 무성화(舞性花)인 가짜 꽃이며 벌이나 나비를 불러모아 주는 역할을 하..
어린 시절, 어느 집 할 것 없이 집 안 한 모퉁이에 자리 잡았던 장독대.하지만 70년대 이후 대도시에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장독대는 급속히 사라져 버렸다.옛날 우리 집 장독대의 장단지에도 흰 버선과 검은 참숯, 붉은 고추와 함께 푸른 솔잎을 짚으로 엮은 금줄에 꿰어 걸어 놓았던 기억이 생생하다.경남 고성 여행 중에 숙박했던 가마골의 장독대에서 버선 문양 - 비록 예전 장단지에 걸어 둔 흰 버선은 아니지만 - 을 그린 단지를 만날 수 있었다. 한참 동안 버선 문양의 단지를 바라보며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잠기었다. "버선 모양은 부정(不淨)한 곳에 출입을 자주하는 남자들이 신성한 여인네 공간에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이여 경고의 표시이기도 하며 벽사(辟邪)의 의미로 벌레를 발로 죽이는 모습의 발을 본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