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연꽃(蓮花)은 진흙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겨 우리 옛 그림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한편 등(燈)은 범어로 ‘디파(di-pa)’라 하여 ‘지혜’를 상징한다. 등을 밝히는 것은 지혜의 광명으로 무명(無明)을 밝혀준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따라서 연등(蓮燈)을 밝히는 것은 혼탁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때묻지 않고, 무명(無明)을 깨쳐 지혜로운 삶을 살라는 의미이다.
정신의 흔적, 붓 철필이나 볼펜에 힘을 주어 쓰면 어떻게 될 것인가. 종이는 금세 찢어지고 말 것이다.그러나 붓은 아무리 힘을 주어 써도 종이가 찢어지는 법이 없다. 붓은 부드럽기 때문에 모든 힘을 받아 전달한다. 섬세하고 오묘한 정신의 리듬까지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쇠로 된 펜이 정신의 부도체라고 한다면 붓은 그것을 전류처럼 흐르게 하는 양도체라고 할 수 있다. 붓글씨는 땅을 딛고 있는 발끝에서, 말하자면 땅의 힘으로부터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추사 김정희의 ‘서화론(書畵論)’대로, 쓴다는 것은 온 몸의 힘을 받은 흔적인 셈이다. 일본 사람들이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쓰기’가 아니라 ‘베기’의 문화를 만들고 있을 때 한국인들은 최고로 부드러운 붓을 만들어 ‘쓰기’의 문화(선비문화)를 만들어 갔다.[인..
예부터 삼희성(三喜聲)이라 하여 세 가지 기쁜 소리로 애 우는 소리, 책 읽는 소리, 다듬잇소리를 꼽았다. 애 우는 소리에서 대 이을 후손에 대한 든든함을, 책 읽는 소리에서 정신세계의 풍요로움을, 다듬잇소리에서 일상 생활의 근면성과 안정을 읽었던 것이다. 어쩌면 듣기 싫지 않은 소리로 여기도록 하려고 만들어 낸 말일지도 모른다. 다듬이질을 흔히 ‘인고침(忍苦砧)’이라 하였다.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고통을 다듬이질로 참는다는 뜻이다. 시집간 딸 집에 친정아버지가 처음 들를 때에는 다듬잇돌을 메고 가는 것이 관례였다. 다듬이질로 불만이나 고통을 해소하면서 참고 견디라는 애틋한 배려에서였다.● 허동화, 『우리 규방 문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현암사(2006년), p. 52 [사진출처] 국립민속박물관,..
Ⅰ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Ⅱ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그래서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에 ‘반드시’까지 들어가서 상당히 강조된 것인데, 이건 그때까지 우리나라의 연애시에 없던 겁니다. 실존주..
2016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한·중·일 도자국제교류전'에서는 일본의 15대 심수관(沈壽官)을 특별초청하여,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던 심수관家의 도자기를 이동전시하고 있었다. 심수관家의 도자기 세계는 정교한 투각기법과 화려한 금채(긴란데金襴手)기법 그리고 살아있는듯한 부조기법이 돋보인다.('심수관가(沈壽官家)'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goo.gl/GBvSru 을 참조)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이야기로, 역사 소설 「신의 그릇(신한균著, 아우라출판사, 2008년)」을 추천한다. 「신의 그릇」은 도자기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어도 책에서 손을 떼지 않고 단숨에 읽을 만큼 부담없이 흥미진진하게 쓰여진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당시 상황을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