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백자청화호작문호(白磁靑畵虎鵲文壺).소나무 위에 까치가 지저귀고 그 아래 호랑이가 앉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민화에서 즐겨 그려진 이 소재를 백자 위에 코발트 안료를 이용해 푸르게 그려 넣었다. 조선 초·중기에는 백자에 용(龍), 학(鶴), 매화, 대나무, 연꽃 등 우상, 선비정신, 절개를 상징하는 그림을 주로 그려 넣은데 반해 이 청화백자는 백성들에 친근한 민화(民畵)를 담았다.국외소재문화재재단측에 따르면 “18세기 후반의 청화백자에 이처럼 민화풍의 그림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이 항아리처럼 까치호랑이를 그린 경우는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품 그리고 일본 와세다대학 아이즈야이치기념박물관 소장품 정도만 알려져 있다”고 한다.일본 와세다대학 아이즈야이치기념박물관..
오늘 새벽 산책길, 도원지 둑가에서 ‘큰개불알풀’의 열매를 보았다.‘큰개불알풀’은 '오오이누부구리(おおいぬぶぐり)'라는 일본명을 그대로 번역한 한글 명칭이다.[おお(오오)- 大- 큰, いぬ(이누)- 犬- 개, ふぐり(후구리)- 陰囊- 불알]꽃 진 후 열매의 모습이 수캐의 뒷다리 사이에 매달려 달랑거리고 있는 음낭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왜 일본학자는 어여쁜 꽃이 아니고 하필이면 열매 모양을 보고 민망한 이름을 붙였을까.그 이름이 민망하여 ‘까치가 기쁜 소식을 알려주듯 봄 소식을 알리는 꽃’이라 하여 요즘은 ‘봄까치꽃’이라 개명하여 부르기도 하지만 공인된 이름은 아니다. 북한에서는 ‘왕지금꼬리풀’이라 명명하는데 ‘지금(地錦)’이란 '땅에 깔려 있는 비단'이라는 뜻으로 '담쟁이덩굴'도 '지금'으로..
소나무가 있고, 가지 위에는 까치가 앉아 있다. 그리고 그 소나무 아래에는 표범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민화 속에는 표범으로 그려진 것도 있고, 호랑이로 그려진 것도 있다. 때로는 등은 호랑이 무늬이고 목과 가슴 부분에는 표범의 반점이 서로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바로 ‘까치호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그림으로 호작도(虎鵲圖), 표작도(豹鵲圖) 또는 보희도(報喜圖) 라고 한다. 작가미상, 종이에 채색, 72cm×59.4cm, 일본 개인 소장 하지만 이 그림을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 속에 중의(寓意)가 담겨져 있는 ‘읽는 그림’으로 해석하면, 그림에서 호랑이는 표범으로 그려야 한다. 소나무는 새해 첫달인 ‘정월(正月)’을 뜻한다. 중국어로 표범 ‘표(豹)’ 자는 소식을 알린다는..
옛날 중국 사람이 조선 사람을 보면 ‘저들은 일생의 반을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소비하고 나머지 반은 호환을 당한 사람 집에 조문을 가는 데 쓴다’라고 우스갯 소리를 할 만큼 우리나라 산에는 호랑이가 많았다. 육당 최남선(1890-1957)같은 학자는 아래의 글에서와 같이 호랑이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로 꼽았다. ‘호랑이는 조선 최대의 동물이며 조선인의 생활에 끼친 영향이 크니 그 중 신화, 전설, 동화를 통하여 나타난 호랑이 이야기들은 설화 세계에서 최고이다. 그래서 조선을 호담국(虎談國)이라 할 만큼 범 이야기의 특수한 인연을 가진 곳이 되었다’ 유독 우리가 호랑이 그림을 좋아하고 민화의 대표격으로 삼는 것은 산이 많은 우리만의 독특한 자연에서 비롯된 것이다.미국의 저명한 미술사학자..
버선은 족의(足衣)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말(襪)’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신고 있는 ‘양말(洋襪)’은 말 그대로 ‘서양 버선’이라는 뜻이다. "버선본을 장독에 붙이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잡귀를 쫓고 장맛이 변하지 않게 위함이었다. 버선본은 흰색인데 이 흰색은 낮에는 햇빛을 반사한다. 그런데 날파리나 기어다니는 해충은 반사빛을 싫어한다."[인용 출처] 김종태, 『옛 것에 대한 그리움』, 서울:휘닉스(2010년), pp.69-71 "버선 모양은 부정(不淨)한 곳에 출입을 자주하는 남자들이 신성한 여인네 공간에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이여 경고의 표시이기도 하며 벽사(辟邪)의 의미로 벌레를 발로 죽이는 모습의 발을 본떠서 해충의 접근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곧 액(厄)막이 역할을 버선에 의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