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중견화가 김경숙(Viridian)께 부탁해서 강탈한 작품에 사족(蛇足) 붙이다. 1. 달과 국화 보름달 아래 달빛 담은 하얀 얼굴의 구절초 손 흔들며 스치는 바람을 잡는다 2. 월하연가(月下戀歌) 가을 초승달이 시리도록 푸르다 익어가는 가을처럼 늙어가는 부부는 말이 없다 그 무슨 말이 필요한가 두 손 꼬옥 잡고 마주 보면 그게 사랑노래인 것을...
속리산 오리숲의 계수나무 아래에서 솜사탕 향기를 느끼다. 중국에서는 계수나무를 연향수(連香樹)라 하는데 달콤한 향기가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져 붙여진 이름으로 이 연향수(連香樹)는 10월 경 노란 단풍이 들 때 쯤이면 하트 모양의 잎에서 향기가 더욱 강해진다. 잎 속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엿당(maltose)의 함량이 높아지면서 기공을 통하여 휘발하기 때문에 달콤한 냄새를 풍긴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심고 가꾸는 실제 계수나무는 달(月)나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단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나무다. 일본인들은 한자로 “계(桂)” 라고 쓰고 “가쯔라”라고 읽는데 , 처음 수입한 사람이 글자만 보고 계수나무라고 하여 그대로 공식 이름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가쓰라”라 함은 까쓰..
속리산 오리숲길의 가을. 나무들은 노랑과 빨강색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을로 가는 정류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법주사에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오층 목탑 형식의 법주사팔상전(국보 제55호)과 석련지(국보 제64호), 쌍사자 석등(국보 제5호)이 있다. 쌍사자 석등. 불교에서 최고로 여긴다는 등불 공양. 법주사 쌍사자 석등은 팔각의 받침돌 위에 가슴을 맞댄 사자 두 마리가 뒷발로 아래 연화석을 디디고, 앞발과 주둥이로 위 연화석을 받치고 있다. 석연지(石蓮池). 8세기 석조(石槽) 걸작 ‘1000년 이상 지지 않은 가장 큰 연꽃’ 8각 받침돌에 버섯대 같은 기둥돌이 몸돌 떠받친 ‘하늘의 연못’ "돌 속으로 꽃을 찾으러 들어간 사내가 기어코 지지 않는 꽃을 들고 나왔다 돌 속을 돌아다니느라 목마른 사내는 집으로 돌아가고 그 꽃은 법주사 마당에 천 년 동안 피어 연못을 인 채 목마른 사내를 기다리고 있다" (김주대: ..
오랫만에 다시 찾은 법주사에서 금빛 새 옷을 갈아입은 금동미륵대불을 만나다. 덕망높은 스님들과 신앙심깊은 신도들이 결정한 개금불사 이지만 우매한 중생인 내 눈에는 예전 보았던 청동미륵대불이 더욱 그립다.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은 신라 제36대 혜공왕 12년(서기 776년)에 진표율사에 의해 조성된 후 1,000년 넘도록 법주사를 지켜 오다가 조선 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공사를 위한 당백전의 재료로 쓰기 위해 훼손됐다. 훼손된 불상을 대신하기 위해 1939년 시멘트로 대불을 다시 조성하기 시작하여 우여곡절 끝에 1963년 완공되었다. 이후 1990년 붕괴 직전의 시멘트 미륵대불을 해체하고 청동 116톤이 소요된 청동미륵대불이 완성되었으며 2002년 불상 전체를 금으로 치장하였다. 법주사는 지난해 9월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