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영주 소수서원을 방문하다. 10월 초순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바람 탓인지 가을비 조차 스산하게 느껴진다. 방문객조차 한산한 소수서원과 양반촌은 20대 청춘들이 거리를 가득 채운 여름의 전주한옥마을의 정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우리 조상들의 삶이 닮긴 가옥과 유교 유물들 그리고 석당 김종호선생의 서예 작품까지 이렇게 여유롭고 느긋하게 느낄 수 있어 행운이다. 특히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농악 놀이 한마당을 멋들어지게 공연하신 분들 덕분에 신명이 절로 났다. 감사합니다.
시인이 말하는 도토리와 상수리 감별법 @ 드러누워 배꼽에 얹어놓고 흔들었을 때 굴러 떨어지면 상수리, 잘 박혀 있으면 도토리. @ 귓구멍에 박아 넣어도 쏙 빠지면 상수리, 큰일났다 싶어지면 도토리. @ 꼬마들 구슬치기 대용이 되면 상수리, 그렇지 못하면 도토리. @ 속을 파내고 호루라기로 쓸 수 있는 건 상수리, 되레 손가락 파먹는 것은 도토리. @ 떡메 맞고 후두둑 떨어지는 건 상수리, 여물어 저 혼자 떨어지는 건 도토리. @ 줍다가 말벌에 쏘일 수도 있는 건 상수리, 땅벌에 쏘이게 되면 도토리. @ 구워서 먹을 만하면 상수리, 숯 부스러기만 남는 건 도토리. @ 동네총각 주머니로 가는 것은 상수리, 꼬부랑할망구 앞치마로 가는 것은 도토리. @ 맷돌에 넣고 갈 때 너무 커서 암쇠에서 매좆이 쑥쑥 빠지는..
대구 수목원에서 꽃무릇(石蒜花)을 만나다. 잎사귀 하나 없는 초록빛 긴 꽃대에 붉게 물든 꽃이 한 송이 피어있다. 花葉不相見(화엽불상견) 꽃이 진 후에 비로소 잎이 나므로 꽃과 잎은 서로를 볼 수 없는 꽃이다. 잎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이 피빛으로 멍들어 피어난 꽃같다. 본디 같은 뿌리의 잎이요, 꽃이지만 이승에서 함께 할 수 없는 피빛같은 애절한 인연이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무릇 군락지는 고창 선운사를 비롯하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이다. 우아한 자태의 연꽃과 달리 너무나 화려하고 유혹적인 빛깔인지라 절과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독 절집에 꽃무릇이 많은 이유는 뭘까? 바로 꽃무릇 뿌리에 있는 독성 때문. 코끼리도 쓰러뜨릴 만큼 강한 독성분으로 인도에서는 코끼리 사냥용 독화살에 발랐다..
내력이 기록된 오래된 주판. 주판 뒷면 나무판에 쓰여진 글자로 보아 나이가 100살도 넘은 오래된 주판이지만 주판 울거미도 손상된 곳이 전혀 없고 주판알도 부드럽게 움직여 지금도 얼마든지 실사용 가능하겠다. 솜씨 좋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주판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스마트폰 계산기 애플리케이션(App) 대신에 누가 주판을 이용하겠는가! 아련한 추억이 생각이 나서 주판을 이용하여 간단한 계산을 할 요량으로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시절에는 특활시간에 주판을 이용한 가감승제(加減乘除)까지 배웠지만 중학교 이후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은 탓인지 덧셈을 제외한 나머지 계산방법은 생각이 전혀 나질 않는다. 궁리하다가 Apple store와 Android market을 검색해보니 주판(A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