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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오랫만에 다시 찾은 법주사에서 금빛 새 옷을 갈아입은 금동미륵대불을 만나다. 덕망높은 스님들과 신앙심깊은 신도들이 결정한 개금불사 이지만 우매한 중생인 내 눈에는 예전 보았던 청동미륵대불이 더욱 그립다.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은 신라 제36대 혜공왕 12년(서기 776년)에 진표율사에 의해 조성된 후 1,000년 넘도록 법주사를 지켜 오다가 조선 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공사를 위한 당백전의 재료로 쓰기 위해 훼손됐다. 훼손된 불상을 대신하기 위해 1939년 시멘트로 대불을 다시 조성하기 시작하여 우여곡절 끝에 1963년 완공되었다. 이후 1990년 붕괴 직전의 시멘트 미륵대불을 해체하고 청동 116톤이 소요된 청동미륵대불이 완성되었으며 2002년 불상 전체를 금으로 치장하였다. 법주사는 지난해 9월부터 ..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조각보를 만나다 "조각보는 ‘조각으로 된 보자기’의 줄임말로 쓰다 남은 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서 만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다 남은 천을 활용한다는 생활의 지혜의 소산이므로 주로 일반 서민층에서 통용되었으며, 실제로 궁보 중에서는 아직까지 조각보가 발견된 예가 없다. 천 조각은 따로 한 군데에 모아 두었다가 필요한 때 적당한 크기와 색상의 조각을 찾아 썼을 터인데, 천 조각을 모아 두는 반주머니 형태의 보자기를 방언으로 ‘맘부’라고 한다." [인용문헌 : 허동화(2006). 「우리 규방문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서울: 현암사] 조선의 조각보의 작은 평면에서 응집된 여인들의 감성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살림’의 소임을 다한 질박한 기록물로 조각보들은 제..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관람하다가 우리 옛날 사기그릇을 만났다. 결전 식기 (決戰食器) 일제가 군수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각종 놋그릇을 약탈하고 대신 지급한 사기그릇. 결전(決戰), 결판을 짓는 싸움이란 뜻이다. 밥그릇과 국그릇에 끔직하게도 일제의 발악스런 각오를 새겨넣고 죽음의 폭탄이 그려져 있다. 가져간 것은 사랑 담긴 식기(食器)인데 내어준 것은 무기(武器)새긴 슬픔이였다. 납세포상(納稅褒賞) 사발 문양이나 글자 배치, 그릇의 형태로 미루어 볼 때 내보다 나이 많은 그릇인 것같다. 어렵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그릇의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매일신보(每日申報) 1922년 11월30일 4면에 "奉化의 納稅褒賞"라는 제목 하에 "봉화 군수가 군내 각면을 순회하며 자진선납(..
요즘은 전국 어디에서나 벽화가 조성된 거리를 많이 볼 수 있다.내가 살고 있는 대구만 해도 '김광석거리'나 '마비정 벽화마을'은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충북 제천시 교동 민화마을은 현대적 소재의 벽화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민화들로 꾸며진 전국 유일의 골목길로 유명하다. 마을 골목길 담장에는 민화속의 동식물, 아이들의 놀이, 김홍도의 그림, 혁필화 등의 벽화들로 가득하여 마을 전체가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하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오작동으로 촬영한 장면 중 일부가 사라져 많은 아쉬움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