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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옹기를 만드는 점막에는 옹기대장이 물레를 차고 허드렛일은 건아꾼이 하고 있는데, 사실상 옹기문양을 그리는 것은 건아꾼들이 한다.그 옛날 옹기대장이 그렸듯이 단순한 손놀림 하나만으로 생긴 문양을 우리는 흔히, '환을 친다'라고 한다. 그리면서 꽃잎, 풀잎도 붙여보고 글씨도 오려서 붙여보며 소망도 적어보고 이름도 새기면서 멋쩍게는 낙서도 해 본다.숙련된 옹기대장의 발놀림은 물레는 회전시켰고, 풍성한 곡선을 응시하는 눈빛은 기물의 대칭구도를 잡았으며 무심히 환을 치는 손가락은 여러가지 문양을 낳게 했다.옹기가 서민들의 삶을 대변(代辯)하는 산물(産物)이면서 자연친화적인 그릇이고, 그 위에 그려진 문양 또한 순박한 그들의 응어리진 삶을 자유분방하게 표출해 낸 것임을 볼 때, 옹기는 민(民)과 기(技)와 예(藝)..
그 마을에 가서외진 그 마을에 가서계집애 하나 만났네 못생기고 조그맣고 키 작은 아이새초롬 웃음이 수줍은 아이안쓰러워라 안쓰러워라 연보랏빛 웃음 바람에 날릴 때그 마을에서 영영 돌아오지 말고살고도 싶었네.
쌍문동 봉황당 골목엔 다섯 가족이 모여 산다.그 골목인 가난하지만 따뜻했던 가족들이 있다.부모들은 서투르고 부족해도 헌신적이며 자식들은 그런 부모를 존경하고 따른다.청춘의 사랑엔 조건이 없고 뜨겁게 사랑했다.돈도, 조건도, 명예도 중요하지 않았다. 마음이 중요했다.공부 못하는 건 괜찮지만 친구가 힘든 건 참을 수 없었다.이웃들은 나누는 것도 익숙했다.반찬이며 아이 돌보기며 병간호며···. 심지어 빚도 대신 갚아준다.그 골목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함께 서 있다.'저 땐 저래도 됐었지. 지금도 저리 살 수 있는 거 아냐? 왜 지금 이러고 사는 거지?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응팔'의 기억은 2016년을 사는 우리에게 위로와 함께 비애를 던진다.[2016.01.09. 경향신문 기사에서 발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강.요강은 오줌을 받는 실내용 용기로 본래 요항(溺缸:오줌 항아리)에서 와전된 말이다.1979년 충남 부여군 군수리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유물로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사진의 요강은 목포 생활도자박물관에 전시된 재현품을 촬영한 것이다.남성용 요강은 호자(虎子, Tiger-shaped Chamber Pot)라 부르는데, 그 모양이 새끼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통한 몸체에 입은 몸에 비해 크게 만들었고 점을 찍어 조그맣게 표현한 눈동자와 낮은 콧등 끝에 콧구멍까지 표현한 모습이 해학적이다. 중국역사서를 보면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입 속에 오줌을 누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호자(虎子)와 같은 것들이 중국에서도 발굴되었으며 문헌에는 소변..
중국 당대에 형성된 선종은 근원적인 본래심(本來心) 즉 불성(佛性)을 자각하고 그 지혜와 덕성을 일상 속에서 완성하고 전개하였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장 본질적인 가르침이 선(禪)수행이라고 여겼기에 이 전승의 출발은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시작한다. 첫번째 조사는 가섭 존자이며 두 번째는 아난 존자이다. 이후 27조 반야다라 존자를 잇는 28조가 바로 달마(達磨) 대사이다.남인도 향지국의 태자였던 달마 대사는 인도 28조이면서 중국 초조(初祖)가 된다. 그로부터 2조 혜가(慧可) 대사, 3조 승찬(僧璨) 대사, 4조 도신(道信) 대사, 5조 홍인(弘忍) 대사에 이르렀고, 홍인에게서 6조인 혜능(慧能) 대사가 나왔다.그래서 서천(西天) 28조와 동토(東土) 6조를 합쳐 33조사를 헤아리고, 이를 지혜의 등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