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jiduk Gazebo
금원산 숲생태수목원에서 운좋게 모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연구진을 만났다. 연구진을 따라 다니며 야생화와 수목에 대해 학술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나는 산수국의 가장자리에 고운 색깔을 띄고 있는 부분은 꽃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교수님 설명으로 꽃이라 생각했던 부분은 사실 가짜 꽃으로 원래는 꽃받침이 퇴화한 것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가 보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물(水)을 좋아하며 산(山)에서 자란다고 하여 산수국(山水菊)이라고 부른다 합니다. 가장자리의 큰 꽃은 꽃받침이 퇴화하여 생긴 것으로 종자를 만들 수 없는 불임 성화(不姙性花), 즉 무성화(舞性花)인 가짜 꽃이며 벌이나 나비를 불러모아 주는 역할을 하..
경남 고성군 옛날 옹기 가마터에 인접한 바닷가에서 옹기 파편들을 줏어왔다.아마 옛날 옹기 가마터에서 만든 옹기들을 배로 운송할 때 여러가지 이유로 파손된 조각들일 것이다.파편의 단면을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토 성분이 균일하게 분포된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성분이 퇴적암의 층리처럼 층(Layer)을 이루고 있다. 이런 옹기 단면의 층리는 요즘 도자기 공방에서 태토를 토련작업 후 꼬막질을 거쳐 성형·소성한 도자기의 단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모습이다.궁금하다. 왜 옹기 단면에는 몇 가지 성분이 층리를 이루고 있지?
어머니, 물동이에 달을 길어 오셨다 -이근배-옹달샘 새벽달을물동이에 길어 와서장독대 정화수 올려띄우시던 어머니꽃산에 오르실 때에도달은 두고 가셨다운학상감 청자 말고청화모란 백자 말고어머니 손길에 닳아윤이 나던 질항아리그 사랑 어루만지고 싶다얼굴 부벼 안고 싶다. 물동이 / 오대교 십리 길을 걸어도물 한 방울 안 흘리시던 어머니출렁이는 물을 이고서출렁출렁 잘도 걸으셨다강물도, 바닷물도, 사람 마음도출렁거리지 않는 게 어디 있더냐다스리며 사는 거여한 걸음 한 걸음 조신하면 되는 거여이놈의 가슴은 왜 이리 또 출렁대는지치마끈 질끈 동여매시던 손길어머니의 물동이는늘 잔잔한 샘물로 가득했다
어린 시절, 어느 집 할 것 없이 집 안 한 모퉁이에 자리 잡았던 장독대.하지만 70년대 이후 대도시에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장독대는 급속히 사라져 버렸다.옛날 우리 집 장독대의 장단지에도 흰 버선과 검은 참숯, 붉은 고추와 함께 푸른 솔잎을 짚으로 엮은 금줄에 꿰어 걸어 놓았던 기억이 생생하다.경남 고성 여행 중에 숙박했던 가마골의 장독대에서 버선 문양 - 비록 예전 장단지에 걸어 둔 흰 버선은 아니지만 - 을 그린 단지를 만날 수 있었다. 한참 동안 버선 문양의 단지를 바라보며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잠기었다. "버선 모양은 부정(不淨)한 곳에 출입을 자주하는 남자들이 신성한 여인네 공간에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이여 경고의 표시이기도 하며 벽사(辟邪)의 의미로 벌레를 발로 죽이는 모습의 발을 본떠..
그 옛날 고딩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교복 입은 인형 두 점을 가벼운 가격에 구입하였다. 하기야 제4공화국 유신체제 말기에 대학에 입학한 우리 세대는 대학 입학 후에도 한동안 대학생 교복을 입고 다녔지. 구입한 고딩 인형을 집에 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참으로 재미있다. 두 학생 모두 70년대 기준으로 볼 때 모범생은 아닌 것 같다. 남학생은 두발 단속에 걸릴 장발(손가락 두께 이상의 머리카락 길이)에 머리에 교모는 삐딱하게 쓰고 목 후크는 풀어 헤친 채, 사전없는 가벼운 책가방은 옆구리에 끼고 있다. 아마 으슥한 골목길에서 짝다리 짚고 이빨 사이로 침을 찍찍 뱉아내는 신공을 부렸을 것 같다. 한편 여학생은 2학년의 상징이었던 양갈래 머리로 묶고 있으나 앞 이마는 깻잎 머리로 한껏 멋을 부렸고, 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