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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jiduk Gazebo
제주도 지역이나 전라도 지역에서 만들어진 옹기의 기벽에는 섬세한 빗살무늬를 볼 수 있는데 이 빗살문을 '보로롱' 문양이라 한다. '보로롱' 문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얇은 대나무로 만든 '술테'를 이용한다. '술테'를 물레 위에서 돌아가는 항아리 벽에 살짝 대면 그 윗 부분이 떨리면서 옹기에는 섬세한 빗살문의 자국이 남는다. 이런 방법으로 그릇 가득히 섬세한 빗살무늬인 '보로롱' 문양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술테'가 그릇 벽에 부딪칠 때 '보로로로롱 ~' 소리를 낸다하여 '술테'를 '보로롱'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의 흙은 육지의 흙보다 거칠고 이러한 흙을 직접 손으로 때려서 만들기 때문에, 항아리의 표면이 거칠고 형태도 완전히 등글게 나오지 못한다.따라서 제주도의 옹기에 이러한 '보로롱' 문양을 걸 표면에..
옹기 초병(醋甁)은 부엌 부뚜막에 올려놓고 막걸리등을 이용하여 식초를 익혀내던 용기로 1970년대 이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농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활 옹기였다.옹기초병은 '초두루미'라 부르기도 한다. 초병의 형태가 두루미처럼 목이 좁고 길며 배가 불쑥 나와 있어 두루미를 닮았다는 뜻도 있겠지만, 초병 속에 두루미처럼 장수할 수 있는 식품인 식초를 담고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사진의 옹기초병은 손으로 쥐었을 때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목부분을 죽절모양으로 만들었고 귀때 윗부분에는 배꼽을 붙여 놓았으며, 몸통에는 2줄의 근개띠를 음각선으로 새겨 단순한 멋을 내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옹기초병이지만 다른 초병에서 찾아 보기 힘든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목부분 아래, 귀때 옆에 새긴 동물..
맷돌은 곡식을 가루로 만드는 도구로 아랫돌과 윗돌의 한 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랫돌을 '숫맷돌'이라고 하고 가운데에 '숫쇠'라는 쇠꼬챙이가 꽂혀 있으며, 윗돌은 '암맷돌'이라 하고 가운데에 '숫쇠'가 들어갈 수 있는 '암쇠' 구멍이 있다. '숫쇠'와 '암쇠'를 합쳐 맷돌의 '중쇠'라 부르는데 맷돌은 '중쇠'를 축으로 윗돌(암맷돌)이 아랫돌(숫맷돌)위에서 회전하며 곡물을 분쇄한다.암맷돌 위에는 곡식을 넣을 수 있도록 '아가리'라 부르는 구멍이 둟려있으며, 암맷돌 옆면에 고정되어 있는 'ㄴ'자 형태의 나무 손잡이를 '맷손' 또는 '어처구니'라고 부른다. 맷돌에 담겨있는 과학적 원리를 분석한 연구물들을 읽어 보면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맷돌에 담겨있는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한편 맷돌질은 동양에서는..
사진은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도자기와는 다른 특이한 채색자기 그릇이다.하회((下繪)기법으로 제작된 조선 백자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의 채색자기 처럼 화려한 색상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장식 기법이 없다. 따라서 사진의 자기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의 이로에(色繪) 자기의 제작 기법을 도입하여 상회(上繪)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생각한다.상회(上繪)란 2차 소성(1230℃~1300 ℃)으로 완성된 식기나 기물의 유약표면 위에 빨강, 파랑, 녹색, 노랑 등의 저화도 안료를 사용하여 장식한 후 다시 3차 소성(730℃~850℃)으로 완성하는 기법을 말한다.그릇 군데군데 벗겨진 문양은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에 약한 상회자기(上繪磁器)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확대된 문양((文樣)의 상태로..
조선에 백자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성리학이 정착되고 유교의 덕목들이 생활 속에 뿌리내리면서 강조된 청렴결백 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대부가 지향하는 청렴과 순백함을 반영하여 조선의 의생활에 흰옷을 입는 풍습이 유행한 것처럼 16세기 후반에는 양질의 고령토로 만든 흰색 자기, 백자가 전국적으로 제작되어 서민들의 삶에 가깝게 다가왔다. 백자의 백색(白色)도 자세히 보면 그 빛깔이 서로 약간씩 다르다.“조선조 초기의 설백(雪白)혹은 회백(灰白)에서 중기의 부드러운 젖빛이 감도는 유백(乳白), 그리고 후기의 푸르고 맑은 담청백자(淡清白磁)로 변해가는모습을 볼 수 있다.”[’1983.09.08. 매일경제 9면 생활/문화 기사’에서 인용]또 백자(白磁)는 크게 아무 문양도 그리지 않은 순(純)백자, 코발트를 사..